가을이 깊어갑니다.
2011년의 가을 차고 맑은 가을이 깊어간다. 노란 은행잎, 붉은 감잎 작은 숨소리에도 떨어지는 잎, 잎, 잎들... 숲이 어디로 보내는 기별일까 황홀하게 세상을 밝히고 떠나가는 저 잎들한테도 차마 부르지 못한 노래는 있을 것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보고 있으면 까닭 없이 눈물이 난다. 가을바람은 어디서 태어났기에 이리도 맑을까 나를 벗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이리도 세월이 많이도 흘러 왔구나. 낙엽, 이별, 쓸쓸함... 가을은 이런 것들을 품고 깊어만 간다. 나 홀로 가을 복판에 서 있다. 늘 껴안고 어루만지던 것들은 어디로 갔는가. 비워내면 빈 곳이 아닌 가을 벌거벗은 제 모습이 부끄러워 고개를 떨어뜨리고 조용히 서 있는 나무들과 숲 그 사이를 지나 가을 집으로 가..